bulletin

한국융연구원 회보 '길'에서 일부 발췌한 내용입니다.
작성자 정찬승
발행일 2004년 9월 15일
권호 제5권 2호
ㆍ조회: 5619  
IP: 222.xxx.211
분석심리학 용어해설 - 심리학적 유형 (3) -사고형(思考型) Thinking type
 

심리학적 유형 psychological types(3)

-사고형(思考型) Thinking type

 

  융에 의하면 의식은 내향, 외향의 두 가지 태도 뿐 아니라 네 가지 정신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감각sensation, 사고thinking, 감정feeling, 그리고 직관intuition기능을 말합니다. 이중 사고와 감정 기능은 모두 ‘옳다/그르다,’ ‘좋다/나쁘다’를 판단하는 것으로 이치에 맞게 진행되는 기능이기 때문에 합리적 기능이라고 하고, 감각과 직관 기능은 이와 같은 합리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직접적인 인식이므로 비합리적 기능이라고 합니다. 합리적 기능과 비합리적 기능은 서로 극을 이루어 대립하고, 각각을 구성하는 두 기능, 즉 사고와 감정, 그리고 감각과 직관도 서로 대극 관계에 있습니다. 대개 이들 네 기능 중 가장 잘 발달한 기능을 주기능이라 하는데 어떤 사람이 어떤 주기능을 주로 사용하며 살아가는 가에 따라 각각 사고형, 감정형, 감각형, 직관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사고형을 다루고 다음 호부터 감정형, 감각형, 직관형을 차례로 다루겠습니다.

 

  사고는 이성의 법칙에 따른 판단작용입니다. 그것의 평가기준이 외부의 객관적 사실에 있고 그것이 객관적인 사실이나 이미 보편화된 개념으로 향할 경우, 외향적 사고라고 하고, 평가기준이 주관의 원천에서 나오고 사고가 내적인 방향을 취해 주관적인 이념, 주관적인 성질의 사실로 결론짓는 경우 내향적 사고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의 삶이 주로 객관적으로 주어진 것, 즉 객관적인 사실들이나 보편타당한 판단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면, 그는 외향적 사고형에 속합니다. 그는 보편타당한 가치기준에 부합된 사고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곧잘 “우리는 마땅히 ... 해야 한다.” “사람은 본래 ....”라는 말을 강조합니다. 외향적 사고형은 공정무사한 사회지도자, 정치가, 과학자, 혹은 개혁자인데학자나 교수가 외향적 사고형이면 항상 객관적 사실을 종합적으로 제시하거나 보편적인 객관적 법칙을 추출하는데 관심이 크고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비판적 견해는 경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형에서는 내향적 사고와 감정기능이 무의식에 억압되고 감각, 직관같은 비합리적 기능도 상대적으로 열등한 상태에 있게 됩니다. 가장 억압되는 것은 사고의 대극인 감정이며 그것도 내향적 감정기능입니다. 무의식에 있는 열등한 내향적 감정은 충동적이며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유아적인 성향을 띄우며 억압이 심할수록 힘을 얻어 의식을 자극하게 됩니다. 원리원칙에 충실하고 합리적인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유치하고 독선적인 언행, 감정폭발을 일으켜 주위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경우, 우리는 그 한 예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의식에서 억압된 미숙한 비합리적인 기능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의식의 태도와는 반대로 고태적이고 미신적인 성향으로 나타나는데 평생을 과학연구에 몰두해온 냉철한 과학자가 과학적으로 검증이 안된 사이비과학적인 신비술에 몰두한다든가 비타민 씨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말하기 시작하는 경우에 그러한 무의식의 보상작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외향적 사고형의 사고는 긍정적이고 합성적이지만 외향적인 사고가 일방적으로 극대화되면 억압된 내향적인 열등한 감정의 영향으로 부정적인 사고(Nothing but thinking")가 됩니다. 즉 “무엇에 지나지 않는다.”식으로 판단의 대상을 무엇인가 진부한 것으로 환원해서 그 객체에서 그것이 가진 독립적인 가치를 박탈합니다. 누가 오랜 노력 끝에 책을 펴 냈습니다. 부정적 사고에 사로잡힌 극단적인 외향형이 말합니다. “그 사람 그 책으로 얼마나 벌지?  

 

  같은 사고형이면서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주관적 요인에 근거를 둔 이성적 법칙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내향적 사고형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주된 판단과 행동의 기준은 내면에 있습니다. , 내적인 가치는 깊은 무의식의 원형층에서, 혹은 ‘자기Selbst’로부터 나옵니다. 이들에게는 어떤 객관적 사실 그 자체보다 그 사실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외향적 사고형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때 그때의 다수의 의견에 맞추어 생각을 바꾸는데 비해서 내향적 사고형은 “내일 세계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능금나무를 심는다.”는 스피노자의 말을 실천합니다. 깊은 내적 성찰을 하는 학자, 사상가, 종교가로서 항상 이성과 합리성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서 이 유형이 발견됩니다. 이들은 세상 사람이 무엇이라고 해도 그들의 생각을 펴는데 용감하고 그래서 독단적이라는 평을 특히 외향형으로부터 받게 되지만 자신이 구축한 이념세계를 막상 실현시켜야 할 때에는 극도로 소심해집니다. 그러한 일이 자신의 성질에 안 맞기도 하고 실제적인 능력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 형의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객관적으로 설명하는데 서투르고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도 없어서 좋은 교사가 되지 못합니다. 또한 감정표현이 부족하여 “남의 마음을 몰라 준다”는 원망을 받게 됩니다‘창백한 수재형,’ ‘예리한 지성의 소유자,’ 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내향적 사고가 일방적으로 지나치면 사고를 통한 판단은 경화되고 완고해집니다. 비사교적이면서 어린애 같은 정서를 지닌 노총각의 모습에서 그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의 말은 글자 그대로 주관적인 것이 되고 남의 말은 완전히 무시하고 자기 말만 하게 됩니다. 이런 경향은 ‘나’(자아)를 자기Selbst와 혼동하는 데서 나옵니다이 형에서 가장 많이 억압되기 쉬운 것은 외향적 감정입니다. 외향적 사고도 열등한 상태로 있게 되며 비합리적 기능도 상대적으로 미분화 상태에 있을 수 있습니다.

  열등한 감정은 분화가 덜 된 까닭에 흑백판단의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싫은 사람은 덮어놓고 싫고 좋아하는 사람은 덮어놓고 좋아하는 맹목적인 경향이 생깁니다. 이 형의 사람이 일단 어떤 대상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면 거의 광적으로 맹목적인 사랑에 빠질 수 있고 그 감정은 무척 원시적입니다. 내향적 사고형에서 열등한 기능의 하나인 외향적 사고와 함께 외향적 감각기능이 의식의 내향성을 과도하게 보상하는 경우, 이들은 외향형보다 더 그들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통계수치나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동원합니다. 그래서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외향형으로 오인 받는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연스럽게 발휘되는 주기능과는 달리 과보상된 열등기능은 늘 강박적이고 완전무결성을 지향하여 다소 경화된 느낌을 주는 것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과보상된 열등기능을 발휘할 때는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예민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목할 것은 사고형이라 할지라도 주기능( 1기능) 다음의 제 2기능(보조기능)이 직관이냐 감각이냐에 따라 나타나는 심리적 양상이 모습을 달리 한다는 것입니다. 직관적 사고가 있고 감각적 사고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무의식에 있는 열등기능의 성격도 달라집니다.  

 

   이상에서 외향적 사고형과 내향적 사고형의 일반적인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객관적인 사실을 관찰하여 하나의 법칙을 도출해낸 다윈이 외향적 사고형의 대표적인 예라면, 인식자체를 비판한 칸트는 전형적인 내향적 사고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외향적 사고가 백과사전적인 풍성한 사실의 축적과 그 객관적인 관련성에 대한 관심을 통하여 지식의 확장에 능하다면, 내향적 사고는 하나하나의 관념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하여 지식의 심화에 능합니다. 외향형의 입장에서 보면 내향적 사고형의 판단은 냉철하면서도 완고해 보이고 때론 객관적인 사실을 도외시한 자기만의 생각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반면에 내향형은 외향적인 사고형의 방대한 지식의 양에는 놀라지만 그들의 사고는 객관적인 조건에 지나치게 얽매여 근시적이고 피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두 형의 사람이 만나 어떤 주제에 관해 토론을 한다면, 외향적 사고형은 다양한 통계자료나 객관적인 사실을 제시하여 자신의 생각을 입증하려 노력할 것이고, 내향적 사고형은 그러한 객관적인 자료는 별로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주관적인 추론을 통한 결론을 도출하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공동의 이성적, 합리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서로 의기투합하지만 뒤에 가서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결국 우리는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고 헤어집니다. 그러나 이 예는 극단적인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실제로는 이들 둘은 각자의 무의식에 있는 열등한 기능을 의식화하도록 서로 영향을 주며 의식에 부족한 것을 보충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융도 외향적 사고와 내향적 사고는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하고 있을 뿐, 둘 모두 창조적인 사고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형에서 무의식에 열등하게 남아있는 기능들은 늘 열등한 채로 있는 기능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분화될 수 있고, 또 전 인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분화되어야만 할 기능입니다. 이러한 열등기능을 분화 발달시키는 것이 자기실현, 또는 개성화Individuation의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발행일 권호
26 융의 어록 2005년 4월 13일 제6권 1호 3311
25 西蕉칼럼 - 原因論에서 條件論으로 2005년 4월 13일 제6권 1호 3539
24 분석심리학 용어해설 - 심리학적 유형 (3) -사고형(思考型) Thinking type 2004년 9월 15일 제5권 2호 5619
23 융의 어록 2004년 9월 15일 제5권 2호 3033
22 西蕉칼럼 - 여름을 보내면서 2004년 9월 15일 제5권 2호 2858
21 분석심리학 용어해설 - 심리학적 유형 (2) -외향형/내향형 2004년 3월 8일 제5권 1호 4611
20 번역가를 위한 노트 Notes for Translators 2004년 3월 8일 제5권 1호 4524
19 西蕉칼럼 - 봄은 오고 있다 2004년 3월 8일 제5권 1호 2732
18 분석심리학 용어해설 - 심리학적 유형 Psychological Types (1) 2003년 9월 30일 제4권 2호 5419
17 융의 어록 2003년 9월 30일 제4권 2호 2773
16 西蕉칼럼 - ‘융’을 번역하면서 Translating Jung's Basic Works 2003년 9월 30일 제4권 2호 2891
15 분석심리학 용어해설 - 개성화 Individuation (자기실현) 2003년 2월 28일 제4권 1호 3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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