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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융연구원 회보 '길'에서 일부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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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년 10월 25일
권호 제11권 2호
ㆍ조회: 4711  
IP: 211.xxx.125
분석심리학 이야기(6) - 페르조나(III)

분석심리학 이야기(6)

Stories of Analytical Psychology

 

 

페르조나 Persona ( )

 

 

페르조나는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구별해야 하는 것이다.

 

페르조나는 가상(假相 Schein) 이라고 융은 잘라 말한다. 그것은 남에게 보이는 나이며 나의 참 모습이 아니다. 그것은 환경의 영향으로 만들어졌고 환경에 대한 적응의 표현이며 환경의 요구에 대한 자아의 타협으로 만들어진 산물이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으로 하여금 외부세계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다리와 같다. 집단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공동의 규칙과 약속, 지침, 그리고 사회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그것은 덮어놓고 버려야 하는 것이라기 보다 진정한 자기자신과 구별해야 하는 것이다.

 

페르조나와 지나치게 동일시 하면 ?

사람이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에만 충실하고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될까 ? 사회적으로 표면상, 혹은 일시적으로 무엇을 성취하고 성공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주위사람으로부터 칭찬받고 유능한 직원으로 표창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이 페르조나와 동일시하면 할수록 그는 어쩔 수 없이 내면의 마음을 소홀히 하게되고 자기자신에서 유리된 생활을 지속하게 되어 마침내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징후를 나타내게된다. 이 징후는 모범적인 직장인이 집에 오면 폭군으로 변하는 이중적 성격변화에서, 신체적 쇄약, 무력감, 각종 불안, 공포, 우울 등 신경증적 증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런 징후는 그사람의 삶이 그사람의 본성(本性)에서 분리되어 있다는 위험신호인 동시에 그 사람으로 하여금 밖으로 향한 시선을 자신의 속 마음, 자신의 감정, 자기의 내면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무의식의 의도에서 나온 것들이다. 이 경우 밖으로 향한 시선이란 흔히 외향적인 사회적 활동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져서 적용되고 있는 집단적인 도덕규범: 좋은 뜻의 신념’, ‘사명의식’, ‘인생관에도 해당된다.

 

외적 적응과 내적 적응

진정한 자기자신(Selbst)이란 내가 가지고 태어난 나의 전체정신인데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외부세계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인간의 마음에는 무의식이라는 내면의 정신세계가 있다. ‘’(자아의식)는 살아가면서 한편으로는 밖의 세계(사회)에 적응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안의 정신세계에 적응해야 한다. 내면세계에 대한 적응은 무의식을 깨달아나감으로써 실현된다. 페르조나가 외부세계와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생기는 외적 인격이라면 내면 세계와 관계를 갖는 과정에서도 내적 인격이라고 할 만한 무의식의 요소가 있다. 그것을 융은 심혼(心魂)(Seele), 심령(心靈(Geist))이라고 번역되는 아니마, 아니무스라고 불렀다. 이에 대하여는 뒤에 따로 설명을 하게 될 것이지만 자아의식을 마음의 깊은 층으로 인도하고 매개하는 우리 마음속의 또 하나의 인격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페르조나의 형성과정과 개성화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에게 엄마가 말한다. “할아버지에게 인사해야지.”아이가 꾸벅 절하며 말한다.“학교 다녀오겠습니다.”페르조나의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서 엄마의 젖을 먹을 때부터 이 집단속에서 살아가는 데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행동인지를 배운다. 그 사회에서 통용되어온 예의범절, 공중도덕, 그 밖의 집단적인 행동 유형등을 배워나간다. 그러면서 외부현실에 적응하는 법을 터득한다. 이것은 어린이에서 청소년을 거쳐 어른이 되기까지 인간이 성장해 가는 가운데서 없어서는 안 될 작업이다. 남자로서, 여자로서, 학생으로서, 아들로서, 딸로서, 형제로서, 자매로서, 젊은이로서, 시민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지켜야할 도리, 책임과 의무, 인간관계의 규범 등을 배우는 것은 당연하고도 필요하다. 앞에서 말한 대로 현대 한국 사회에서는 페르조나와의 동일시도 문제이지만 어른이 되고도 페르조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페르조나와의 구별이나 꿈의 분석을 통한 무의식의 의식화에 앞서 먼저 페르조나를 구축하는 일에 주력 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집단정신 속에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가치체계도 있으나 인간 본성에서, 즉 집단적 무의식에서 올라온 것들이 있으므로 페르조나를 무의미한 것으로만 여기는 것은 일방적인 관점이다. 자아가 무의식에서 나왔듯이 페르조나도 무의식에서 싹텄다. 문제는 그것이 구체적이고 집단적인 행동규범으로 굳어진 데 있다.

 

개성화Individuation, 혹은 자기실현은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우리의 정신의 모든 측면을 실현하는 작업이다. 페르조나도 전체정신의 일부로 표괄되어야 한다. 페르조나의 형성은 개성화 이전의 청소년기와 성인초기의 과제이고 무의식의 의식화를 통한 개성화는 중년이후의 과제이다. 그러므로 페르조나와의 구별은 중년이후 내면세계에 관심을 돌려야할 때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가 집단적인 것을 버리고 개성을 찾아야 한다고 할 때 일찍이 만들어진 적이 없는 것을 버릴 수 는 없다. 청소년기에 열심히 페르조나를 닦은 사람들만이 중년이후에 그것을 과감히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만들고 버림은 개인 개인에 따라 다 다르게 이루어진다.(B.Y.R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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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융의 어록 2011년 3월 31일 제12권 1호 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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