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letin

한국융연구원 회보 '길'에서 일부 발췌한 내용입니다.
작성자 한국융연구원
발행일 2009년 10월 20일
권호 제10권 2호
ㆍ조회: 2620  
IP: 211.xxx.125
융의 어록

융의 어록

 

우울하고 자살을 생각한 사람에게 보낸 C.G. 융의 편지

 


 

 

 

편지 1. (1946년 7월 10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독일인에게

 

(전략)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에 얼마간의 기쁨과 만족을 느낀다면 그것을 가꾸어 가십시오.

그것들이 아니더라도 무엇이든 인생에서 당신에게 조금이라도 기쁨을 주는 것이라면 그것을 하십시오. 자살의 관념은 인간적으로 아무리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내게는 권할 만한 것이 아닌 듯합니다. 우리는 최대한 정신적 발전과 의식화에 도달하기 위해서 살고 있습니다. 삶이 조금이라도 유지되는 한, 우리는 삶을 의식화의 목적을 위해서 사용하도록 굳게 다짐해야 합니다. 조기에 삶을 중단한다는 것은 우리가 만들었다기 보다 그 실험 계획 속에 이미 들어가 있는 실험을 중지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 실험을 끝까지 수행해야 합니다. 당신에게 모든 것이 너무나 어렵다는 것은 혈압이 80이라는 사실로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그런 삶을 끝까지 끌고 간다고 하더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당신이 하는 일 말고도 매일 성경책을 읽듯시 좋은 책을 읽는다면 아마 지금은 아직 실감하지 못하겠지만, 당신에게 재산을 건네 줄수 있는 마음의 내면으로 다리를 놓아줄 수 있을 것입니다. .....

 

편지 2. (1946년 7월 25일) Dr. Eleanor Bertine(Bailey Island USA)에게

 

(Kristine Mann - 뉴욕 융 심리학파 창설자중 한 사람의 병과 죽음과 관련.)

 

그렇게 끔찍한 병에 걸린 사람이라면 자기 인생에 종지부를 찍어야하는지 그래도 좋은지는 정말 의문입니다. 이런 경우에 나에게 가장 알 맞는 태도는 아무것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나는 일을 되어가는 대로 두어둘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 속에 자살이 계획되어 있다면 실제로 그의 전 생애는 이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나의 확신입니다. 나는 자살을 못하게 막는 것이 거의 범죄적이라고 해야 할 사례들을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살은 그들의 무의식의 경향에 일치되었으며 따라서 그것이 이들이 지닌 하나의 근본 소여라는 증거가 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생각으로는 그런 종말을 막았다고 해서 실제로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개인의 자유로운 결단에 맡겨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잘못이라고 여겨지는 모든 것은 우리가 마음대로 다룰 수 없고 또한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종류의 사정아래에서는 옳은 것일 수 있습니다.

Kristine Mann이 참을 수 없는 동통의 압박 때문에 자살을 했다면 나는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녀가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녀의 별들에는 그녀가 그렇게 잔인한 괴로움을 겪어야 하도록 되어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우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 그것은 우리들에게는 감추어진 원천에서 생겨났습니다. 심지어 콤플렉스들도 출생 전 백년 또는 그 이상 오랜 시간부터 시작했습니다. 말하자면 카르마와 같은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

참고문헌 :

C.G.Jung, Briefe (hrg. A. Jaffe, G. Adler)II,1972,Walter-Verlag, Olten und Freiburg.

 

 

편지 3. (1951년 10월 13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여인에게

 

(47세의 여인이 심한 우울증 상태에서 융에게 그녀가 21세에 행한 자살기도가 그녀의 “자기”의 부분을 죽인 것은 아닌지 물은 편지.)

 

N 부인

당신의 물음은 복잡하여 쉽게 대답할 수 가 없군요. 많은 것이 당신의 이해 여부에 달렸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성격의 발전과 성숙 또한 당신의 이해에 달렸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자기”의 일부를 죽일 수 없습니다. 당신이 당신의 의식된 인격, 즉 자아-인격을 파괴하면

자기의 진정한 목표, 즉 자기실현을 박탈하게 됩니다. 인생의 목표는 자기의 실현입니다. 자살로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최종목표에 이르기까지 인도하는 자기의 의지를 말살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살시도는 자기의 실현 성향을 침해하지 않습니다. 물론 만약 그 사건의 성질을 의식하지 못한 채 있다면 당신의 개인적인 발전은 멈추어 버린 상태에 있게 됩니다. 당신은 자살이 살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자살 뒤에는 통상적인 살인과 똑 같이 시체만 남게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살해된 사람이 당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습법은 자살시도에 벌을 줍니다. 그리고 심리학적으로 이것은 옳은 일입니다. 이런 까닭에 자살은 올바른 해답이 아닙니다.

이러한 위험한 충동의 성질을 당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동안에는 계속 발전해나갈 길이 막히게 됩니다. 그것은 마치 도둑질을 준비하면서 자기의 의도를 의식하고 있지도 않고 그런 도둑질의 윤리적 함의를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는 사람과 같습니다. 그러나 그도 만약 그가 그의 범죄적 경향을 의식하게 될 때 오직 그때에 앞으로 발전해갈 수 있습니다. 범죄성향은 아주 흔합니다. 다만 사람들이 그것을 항상 실행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리고 어두운 그림자가 그의 뒤를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이런 저런 식으로 인식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숙명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어느 날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또한 상당히 끔찍한 생각입니다만 ! 우리는 우리 자신을 너무 단순하게 보아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낮은 데로 내려가 보다 겸허하게 자기를 평가해야 하겠습니다.

원컨대 내가 당신의 물음에 대답하였기를.

.....

 

Praxis der Psychotherapie, G.W. - Die Probleme der modernen Psychotherapie p. 61-62

 

<편집자 주>

융의 편지 2 : Kristine Mann 여사가 끔직한 병으로 고통속에 죽었다는 소식에 접하여 쓴 편지에서 융은 자살에 대하여 좀 더 신중한 태도를 표명하였다. “우리에게 잘못이라고 여겨지는 모든 것은 우리가 마음대로 다룰 수 없고 또한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종류의 사정아래서는 옳은 것일 수 있습니다.” 라는 말을 잘 음미하면 우울증환자에게 보낸 다른 두 편지와 결코 모순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길」편집실 제공

 

 

발행일 권호
62 西蕉칼럼 - C. G. 융의 유산 - C.G. 융 서거 50주년을 보내며 2011년 10월 18일 제12권 2호 6014
61 분석심리학 이야기(7) - 대화 2011년 3월 31일 제12권 1호 4776
60 융의 어록 2011년 3월 31일 제12권 1호 4834
59 西蕉칼럼 - 새 해 경주에서 2011년 3월 31일 제12권 1호 2950
58 분석심리학 이야기(6) - 페르조나(III) 2010년 10월 25일 제11권 2호 4711
57 융의 어록 2010년 10월 25일 제11권 2호 2533
56 西蕉칼럼 - 청천 오수 (聽泉午睡) 2010년 10월 25일 제11권 2호 3846
55 분석심리학 이야기(5) - 페르조나(II) 2010년 4월 12일 제11권 1호 4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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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西蕉칼럼 - '붉은 책'을 읽으며 2010년 4월 12일 제11권 1호 3982
52 분석심리학 이야기(4) - 페르조나(1) 2009년 10월 20일 제10권 2호 5858
51 융의 어록 2009년 10월 20일 제10권 2호 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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